서울 소셜 스탠다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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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 블로그와 홈페이지에 관련 자료들도 더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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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인과 공동체의 사이, 청년주거의 해법1
성나연 (서울소셜스탠다드, 공동대표)
지금 청년들이 맞닥뜨리고 있는 가장 큰 변화는 무엇일까 생각을 해보는데, 독신, 혼자가 되어간다는 것이 문득 떠오르더라고요. 이전에는 안정적인 가정을 꾸리기 위해 집도 사야하고, 그러기 위해서 저축하고 쌓아두어야 한다는 강박관념을 가졌던 것 같은데, 그런 것들이 자의에 의해서든 타의에 의해서든 변화하고 있는 것 같아요.
그럴 때 이 혼자가 되어가는 청년들은 공동체라는 것에서 완전히 자유로워진 것일까, 그렇거나 그렇지 않다면 왜 일까에
대해서 생각해보고 싶었어요. 사실 좀 헷갈리거든요. 혼자 사는 것이 편하고, 모여서 뭔가를 같이 하자 하는 것이 어쩐지
피곤하기도 하고 과격하게 느껴질 때도 있어요. 그런데 막상 혼자 있으면 외롭기도 하잖아요. 그러면 억지스럽지 않고 자유롭게 드나들
수 있는 공동체와 같은 것은 가능할까? 하고 물으니, 제가 일본에 있을 때 경험한 ‘쉐어하우스’가 떠올랐어요. 지금 일본에서는
개인의 프라이빗한 방을 가지되, 주방-식당-거실-욕실등은 퍼블릭하게 사용하면서 보다 풍요로운 공간감을 누리고, 넓고 다양한
인간관계를 맺을 수 있는 장소로서 ‘쉐어하우스’가 새로운 주거의 스탠다드로 떠오르고 있습니다. 쉐어하우스는 혼자 사는 집이면서도,
혼자이지 않은 집과 같은 느낌이 들어요. 바로 그 혼자인듯도 혼자가 아닌듯도한 느슨한 공동체의 감각이
제가 던진 질문에 대한 힌트일 것이라는 생각이 듭니다. 본 포럼에서는 일본 최대의 쉐어주거 미디어 ‘히츠지 부동산’의 대표와
함께 일본에서 ‘사업자 주도의 쉐어하우스’라는 커뮤니티 주택 상품이 확산되어가고 있는 배경과 양상에 대해 이야기 나눌텐데요, 그에
앞서 오늘은 이러한 흥미로운 예가 우리나라 청년들에게는 어떤 의의를 가질 수 있을지 함께 생각해보고자 여러분을 모셨습니다.
한편으로는 지금의 청년들이 SNS에 익숙한, 소셜한 경향이 발달한 세대들이기에, 이러한 커뮤니티 주거 형식이 자연스럽게 받아들여지고 확산될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들기도 하는데요, 그래서 저는 이 SNS와의 관계도 함께 놓고 이야기를 나누어주시면 좋을 것 같습니다.
쉐어하우스:개인간의 느슨한 접점을 만드는 SNS와도 같은 공동체
이재준 (새동네 연구소, 소장)
청년, 공동체, 주거 그리고 SNS. 요즘 가장 많이 듣는 단어들인데요, 어떻게 보면 딱히 새로울 것이 없는 것들을 자꾸 달리 해석하려고 하는 것은 문제라고 생각해요. 저는 SNS는 그저 도구로서 바라보았으면 좋겠습니다.
사실 제일 큰 문제는 좀전에 언급한 ‘1인 가족, 1인 가구라는 것이 과연 성립할 수 있는가’이거든요. 왜 우리가 성립에 대한 이야기를 해야 하느냐면, 사회가 존재하기 위해서는 사람이 근원적으로 혼자일 수 없기 때문이에요. 한 사람이 모여 둘, 셋이 되고 그것이 확대되어서 결국 도시를 이루어 온 것이 인류의 여정이었는데, 우리가 다시 그걸 한 사람으로 쪼개기 시작하면 인류는 다시 원시 시대로 돌아가게 되는 것 아닐까요? 이런 상황에서 다시 사람들을 묶는 공동체가 SNS라는 도구를 통해 어떻게 발전할 수 있을까. 이것이 사실은 제일 큰 이야기의 틀이 되지 않을까하는 생각이 우선적으로 들어요.
그리고 여기에 하나 더. 청년에 대한 정의를 이야기해야 할 것 같아요. 우리 참 청년에 대한 이야기 많이 하는데 청년이 어디에
있는지, 어디까지가 청년인지는 잘 고민하지 않는 것 같아요. 우리는 옛날에 이미 초년, 청년, 중년, 장년, 노년 이라고 하는
한자적 태도에 의한 나이차의 관계를 가지고 있었는데요, 그렇게 보면 청년이라는 것은 학교생활을 떠나 사회생활에 들어가는 것을
기점으로 가족을 이루기 전까지이지 않을까. 결국 경제활동을 통해서 사회의 구성원이 되는 그런 단계에 있는 사람들이라는 것이죠.
그런데 이제 가족을 이루지 못한 40-50대까지 더해 강요된 청년의 카테고리가 본격적으로 확대되고 있는데, 그것이 결국 1인 가족이겠죠.
정수현 (사교육걱정없는세상, 온라인 커뮤니케이션 팀장)
저희 또래만 봤을 때는 말씀하신대로 느슨한 커뮤니티를 정말로 원하는 것 같아요. 그리고 특히 요즘 그것의 실체를 만드는
사람들이 영역별로 나오는 거 같고요. 근데 왜 요즘일까 생각해 보면, SNS가 크게 기능을 하는 거 같아요. 도구적인 의미에서
말이죠. SNS가 있기 전에는 청년들이 그룹핑하는 형태가 이렇게 소셜하게 안 잡혔었어요. 근데 SNS가 활성화 되면서 어떤 관심을
중심으로 모이는 그룹들의 실체들이 나오기 시작한 것이죠. ‘쉐어하우스’도 아마 그런 류 중에 하나같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우리 청년들의 큰 특징중의 하나는 조직을 꺼려한다는 거에요. 조직은 권위적인 체제와 구속력이 있잖아요. 그런데 조직보다는
자유분방하기를 원하면서도 외롭기는 싫어하기도 해요. 그런 니즈에 대해 요즘은 멤버쉽 체제가 대안이 되어 간다고 하더라고요.
“우리는 조직이 아니고 멤버쉽 안에 있는거야.” 하고요. 저는 SNS나 멤버쉽이나 쉐어하우스나 “공유”가 키워드 같거든요. 어떤
지점을 같이 공유하자. 그리고 어떤 지점에 대해 같이 투자하자. 어떤 지점에서 같이 노동하자. 하지만 공유하는 지점 외에는 네가 자유롭게 뭘 하든 말든 신경 안 쓰겠다. 이런 것이 약간 시대정신처럼 되어가고 있는 것 같아요.
제가 느끼기에 요즘 청년들의 관심사는 ‘노동과 주거’라는 두 가지의 이슈에 집중되어 있는 것 같습니다. 우선 노동 쪽에 있어서는 제가 관심 있게 보고 있는 것이 소셜 벤처 그룹들인데요.
이 소셜 벤처 그룹들은 자신들이 스스로 지식이나 정보를 함께 공유하면서 같이 성장하고 있어요. 그러다보니까 자연스럽게
코플레이스(co-place)가 많아진 거 같아요. 1년 새에 그 생태계가 확 커지더라고요. 근데 그 그룹들은 조직이 아니라 그냥
멤버쉽이에요. 공간이 있으면 거기서 비슷한 주제를 가진 그룹들이 연대하고, 새로 서비스 경쟁하고. 이런 모습들을 보면서 ‘아,
되게 새로운 방식의 노동패턴이다’ 하고 흥미롭게 보고 있어요. 어떤 면에서 ‘쉐어하우스’하고 연결되는 부분이 있죠.
주거 쪽에 있어서는 문제의식이 커요. 집도 별로 없고, 있는 집은 비싸고 삶의 질이 떨어지고요. 사실 ‘쉐어하우스’ 같은 모델의
비즈니스가 나오기만 하면 정말 많은 청년들이 몰릴 가능성이 있어요. 이렇게 좋은 시설을 같이 공유하면서 방 정도는 독립적으로 쓰고
이러면, 굉장히 많은 학생들, 직장인들이 모여들 테고, 거기에서부터 무척 생산성 있고 활동력 있는 미팅들이 생겨날
것 같아요. 한편으로는 보안 문제 때문에 혼자 살기를 꺼려하는 사람들이 있는데, 만약에 이런 ‘쉐어하우스’같은 안정적인 공간이
나오면 굉장히 많은 사람들이 선택할 가능성이 있다고 봅니다. 저희는 주택협동조합에 대해서 공부하고 있었고,
‘공공주택을 대학생들한테 싸게 보급해라.‘하는 식으로 정책적으로 하라고 요구하려고 하고 있었는데, 사실 우리나라처럼 토지가
사유지인 나라에서는 현실화되기가 어려운 부분이 있었어요. 그런데 만약에 개인사업자가 이런 식으로 양질의 주거문화를 확산할 수
있다면 정말 좋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드네요. 사업체가 개입한 비즈니스 형태라는 점도 흥미로워요. 뭔가 그 공간만큼은 사업체가 관리면도 책임지는 것이겠죠?
임경진 (하자센터, 대외협력 팀장)
주거랑은 관계가 없어보일지도 모르는데 SNS이야기라서 잠깐만 할게요. 어떻게 보면 시사점이 있을 수 있을 거 같아서요. 90년대 후반에 네트워크 붐이라는 것이 학문적으로 성립이 되면서 스트롱타이(strong-tie), 위
크타이(weak-tie)와 같은 개념이 등장했어요. 전 세계 모든 인구가 6단계면 네트워킹이 다 성립이 된다는 이야기인데요, 그
안에서 1단계, 즉 싸이월드의 일촌같이 이름과 얼굴 정도만 아는 관계인 위크타이의 중요성이 특히 강조되었죠.
근데 이 스트롱타이, 위크타이 이론을 가장 먼저 현장에 도입한 곳이 바로 노동인력시장 쪽이었어요. 친한 사람들끼리만 모여 있으면
좋은 구직정보를 못 얻거든요. 왜냐하면 가는 데도 똑같고, 인맥도 겹치고, 취향도 비슷하고 하다 보니, 새로운 관계가 형성이 안
되니까요. 뿐만 아니라 그 사람이 면접에서 떨어질 지, 붙을지에 대해서도 객관적인 인지를 못하거든요. 낯선 사람들만 해줄 수 있는 이야기들이 있어요. 저는 위크타이의 개념 덕에 생전 처음 보는 사람이 부탁을 해도, 내 인맥을 연결시켜줄 수 있는 가벼운 마음이 생겼어요. 일을 할 때에 있어서도 위크타이에 굉장히 도움을 받게 됐죠.
이러한 이론을 정리해 ‘Linked’라는 책이 나왔고, 이 책의 내용 그대로 ‘Linked-in’이라는 구직/전직
사이트가 나왔어요. 공짜로 위크타이를 쉐어할 수 있는 툴로 상업화되어 헤드헌터의 툴이 되지 않고 공공성을 유지하면서 어떻게 보면
소셜 네트워크의 아버지 같은 역할을 했다고도 봐요. 이게 페이스북이나 트위터의 전신과 같은거에요.
성나연(서울소셜스탠다드, 공동대표)
저는 실제로 쉐어하우스에서 살면서 그러한 느슨한 커뮤니티의 혜택을 많이 경험한 것 같아요. 실제로 제가 살던 쉐어하우스에서는
간호사도 있고, 옷을 만드는 사람도 있고, 그림을 그리는 사람도 있었는데요, 이 사람들을 같은 집에 모이게 한 것은 ‘나는 이런
분위기의 집이 좋다’하는 단순한 취향과 그 집에서 요구하는 렌트비를 지불할 수 있는 경제력이었거든요. 그런 작은 접점뿐인데
다양한 사람들이 무리없이 어울렸고, 그 전에는 친구가 될 수 있는 기회 조차 없었던 사람들과 세수 안한 모습도 보여주는 친구가
되면서 즐길 수 있는 세계가 점점 넓어졌어요. 이를 테면 옷을 만드는 친구로부터는 옷을 센스입게 입는 방법을 배우기도 하고 파티에
초대받기도 하고, 간호사인 친구로부터는 아플 때에 필요한 성분과 효능에 대해서 설명을 듣기도 하고, 또 약을 직접 지어서 받기도
했어요. 또 그림을 그리는 친구와는 함께 아이디어를 궁리하고 작업을 도와주기도 하면서, 아트비즈니스에서의 큐레이터와 작가의
관계에 대한 이야기를 엿들었어요. 어른이 되면서 관심은 있었지만 내 전문이 아니기에 무지하고 무관한 채로 남겨지는
영역들이 있고, 주변에는 늘 비슷비슷한 사람들 뿐이기에 그 영역들에 접근할 수 있는 기회가 원천적으로 닫혀버리는 듯한 느낌이
있었는데, 쉐어하우스에서는 그런 기회가 다시 열린 것 같아 즐거웠어요. 그것도 세수도 안한채로 편하고 자연스럽게요. 만약에 같은
사람들을 바깥에서 만났다면, 기싸움도 해야 하고, 돈도 지불해야 하고, 전장(?場)의 노하우를 함부로 공유할리 없겠죠.
임경진님께서 말씀하신 다양한 만남의 가능성을 낳는 위크타이가 하드웨어, 실제 공간으로 구현된 것이 쉐어하우스인지도 모르겠다는 생각이 들기도 합니다.
김하나(서울소셜스탠다드, 공동대표)
제가 ‘히츠지 부동산’에서 흥미롭다고 생각했던 것은, ‘쉐어하우스’가 확산될 때 그 카테고리가 성찰없이 소모되어 버리는 것이 안타까워서 자신들이 뛰어들어 문화적인 정체성을 만들고 시장을 키워나가야겠다는 생각으로 사업을 시작했다는 것이었어요. 지
금 우리나라의 대부분의 공동 주거의 형식은 아파트이잖아요. 그런데 아파트가 도입되고 수십 년이 흘러온 지금에 와서는, 아파트에
있는 공동체가 거의 무너지고 삶이 되게 각박해지고 있잖아요. 아파트가 우리 일상의 공동체의 프로토타입인데 공동체의 문화가 없어요.
그래서 지금 우리의 주택시장에 이렇게 바로 또 ‘쉐어하우스’란 모델이 들어올 경우에 자칫 잘못하면 아파트처럼 문화가 없는 채로
외형만 확산되는 식의 결과가 나올 수 있다고 생각하거든요. 그러면 원래 이러려고 들여온 것이 아닌데 결과적으로는 그 ‘쉐어하우스’
문화가 잘못 양산될 가능성이 있기 때문에. 그전에 우리가 정말로 필요한 것은 무엇인지. 고민을 해야 할 이슈가 어떤 것인지
충분히 생각해보자는 것이에요. 생각없이 막 묶지 말자는 거죠. 그냥 또 그렇게 달려들게 되면 아파트와 같이 획일적인 양상들이 될
수도 있으니까요. ‘쉐어하우스’에 관련해서 실질적으로 비즈니스 영역에서도 관심이 많은 것 같아요. 그렇지만 그들도 어떻게 운영해야
되는 것인지 의문이 많고, 노하우가 없어 머뭇거리고 있는 것이죠. 그래서 서로서로 비즈니스적으로도 성공할 수 있고, 사용하는
사람들도 만족할 수 있는 그런 핵심은 무엇인지 이야기를 계속 만들어 가면서 성장하는 것이 좋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듭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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