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8년 6월 28일 네번째 책읽기 모임이 해방촌 온지곤지/빈고 사무실에서 열렸습니다.
성심, 삼권, 졔졔, 인정, 소연, 디디, 지음 7명이 모여서 <<경제무식자, 불온한경제학을 만나다>>을 함께 읽었습니다.
<우리는 어쩌다 잉여가 되었을까> (70p) 부분을 같이 읽으며 경제성장과 생산력과 관련된 여러 얘기를 진행했습니다. 성장에 대해 어떤 관점을 가져야 할 것인가? 생태주의와 마르크스주의의 연대, 적정기술, 오일피크, 앙드레 고르, 녹색당, 기본소득 등 여러 내용에서 조금씩 입장이 다른 참여자들이 다양한 얘기를 해주셔서 글은 짧지만 많은 얘기를 나눌 수 있었습니다.
주로 같이 읽은 부분은 <구조조정에 대한 진보적 대안 – 사내 유보금 환수 운동의 의미> 부분입니다. 주요 부분 아래 발췌합니다.
다음 빈고 책읽기모임 (5회차)
– 시간 : 2018.07.05 목요일 7:30
– 장소 : 해방촌 책방 온지곤지 (용산동2가 1-80)
– 함께 읽을 책 : 피터 라인보우, <<마그나카르타 선언>> 5장까지. (두번에 걸쳐 읽을 예정입니다.)
– 문의 : 빈고폰 010-3058-1968
– 모임 소개 : 2018 공동체은행 빈고 책읽기모임에 놀러오세요.
– 7월 책읽기모임 일정 : 셋째주부터 화요일로 옮깁니다. 7/12(목), 7/17(화), 7/24(화), 7/31(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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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성구, <사내 유보금 환수 운동의 의미>, <<경제무식자, 불온한경제학을 만나다>> 중
위기의 주범인 재벌 기업의 소유자와 경영자, 채권자의 손실을 최소화하고 구제해 준다는 것, 이를 위해 투입된 막대한 공적 자금은 대중의 조세부담으로 귀착된다는 것, 그리고 정리 해고와 임금 삭감 등을 통해 노동자들이 구조조정의 고통을 대부분 떠안는다는 것 말입니다. 그게 이른바 ‘손실의 사회화‘였고, 2008년 금융 위기 때도 이런 신자유주의 개입 정책의 본질이 세계적으로 확인되었죠. 재벌 소유자와 경영자 그리고 채권자의 손실 부담 위에서 사회화 프로그램을 실행하자는 게 신자유주의 구조조정에 대한 진보적 대안의 핵심입니다. 공적 자금이 투입되는 기업과 금융기관은 국영기업으로 유지해야 한다는 것이죠.
세계적인 산업 재편과 구조조정, 그로부터 비롯되는 정리해고와 실업 문제에 직면하다 보면, 세계 경제 종속적인 우리나라의 성장 패턴을 바꿀 근본적인 대안이 필요하다는 생각입니다. 좌파 정권이라고 해서 사회화대안으로 갑작스럽게 대외 종속적인 재생산 구조를 바꾸기는 어렵거든요. 그 재생산 구조는 장기적으로 변화시켜 나갈 수밖에 없어요. 그런 재생산 구조가 지배하는 한, 사회화 대안도 현실적으로 많은 어려움에 직면할 수밖에 없습니다.
그래서 이전부터도 내수 중심의 경제 구조 재편을 요구한 거거든요. 세계 경제에 대한 의존을 줄이고 자율적, 자립적으로 이 경제를 조절할 수 있는 구조를 갖춰야 해요. 그런데 지금은 오히려 대외 의존과 종속이 심화해서 이전보다 더 어려운 상태죠. 현재의 세계 분업과 산업구조를 유지, 강화하는 방식으로 구조조정을 한다면 사회화 대안은 힘을 얻기 더욱 어렵게 되겠죠. 한국 경제는 세계 경제의 위기에 더욱 취약해질 겁니다.
사내 유보금이라는 게 재벌들이 축적한 이윤이에요. 재벌 기업들에서 부가가치를 생산하거든요. 부가가치는 둘로 나뉘어요. 하나는 임금이고 하나는 이윤이에요. 이 이윤 중에서 기업들이 이자를 지불하고 배당 이윤을 지급하고 남은게 사내유보금이에요. 이윤에서 이자와 배당 이윤을 얼마를 빼든 사내유보금은 임금을 희생해서 축적한 건 분명해요. 임금을 줄이면 줄일수록 이윤은 늘어나는 거죠. 그리고 임금이 줄어들면 노동자들은 재생산에 필요한 자금을 그만큼 대출받아 쓸테니까 (사내유보금과 가계대출) 둘 사이에 연관성이 있는 거죠.
기업들이 지금 가진 기계 설비나 금융 자산 중에서 자기들이 원래 투자한 자본금은 얼마 되지 않아요. 이 자산들은 태반이 그동안 쌓아온 사내 유보금에서 충당된 것들이에요. 그러니까 기계 설비는 정상적으로 투자한 것들이고 현금성 자산은 사내유보금인게 아니라 모든 기업의 자산들은 일부 부채로 조달한 것도 있지만 사실은 대부분 축적된 이윤의 표현들이에요. 예컨대 삼성전자의 납입자본금은 1조원도 안되지만 사내유보금은 190조에 육박합니다. 축적된 이윤의 규모가 납입자본금과 비교할 수 없이 많죠. 이게 그동안 이자도 지급하고 배당이윤도 다 빼고서도 그렇다는 겁니다. 물론 이자, 배당이윤도 모두 자본가들의 소득으로 돌아가죠. 기업의 사내유보금이라는 건 그동안 얼마나 노동자들을 착취했는가를 보여주는 지표입니다. 현금성 자산이든 기계설비든 부채로 조달한 부분을 빼면 현재 자산의 대부분은 다 노동차를 착취해서 만든 것들이죠. 몇 십년 동안 쌓아온 자산, 그건 대게 이윤이 누적된 것들이에요.
사내유보금을 건드리는 건 이윤에 대한 통제권을 얘기하는 거에요. 낮은 수준의 사회화입니다. 통상 사회화라는 건 기업의 소유관계를 바꾸자는 얘기거든요. 높은 수준의 사회화죠. 그런데 지금 상황을 보면 축적된 이윤이 너무 커졌죠. 소유지분보다 훨씬 더 커진 거에요. 그러니까 사내 유보금을 다 환수하는 게 더 어려워요.
사내유보금 환수 요구에는 합리적인 측면이 있어요. 지금 기업들이 투자를 잘 안하는 게 문제거든요. … 재벌들이 여력이 있는데 투자하지 않는 자금들을 조세로 환수해서 국가가 공공투자를 확대하고 성장을 도모하자는 취지에요. … 사내유보금 논쟁이 과도하게 발전하면서 축적된 이윤 전체를 환수하자는 것처럼 비친 측면이 있어요. 만약 그런 요구라면 그것보다는 차라리 재벌 소유지분을 사회화하는 게 훨씬 빠르고 쉬운 길이죠. … 사내유보금 환수 문제는 현금성 자산에 한정한 투자 문제의 제기라는 제한된 의미로 이해할 필요가 있어요.
사내유보금 환수 요구는 사내유보금이라는 돈의 정체가 사실 노동자들의 노동력을 착취해서 만들어졌다는 걸 폭로하는 측면이 있는 거에요. 그 위에서 현실적으로 환수할 수 있는 대상들을 세밀히 따져 이런 부분에 대해 세금을 올린다든지 하는 거니까 단순한 조세 문제와 차원이 다릅니다. 이건 노동자에게 현재 재벌으 지배, 착취 구조를 인식시키는 중대한 문제죠. 지금 재벌들이 가진 많은 자산들이 사실 그들이 투자한 자본금이 아니라 다 노동자들로부터 착취해서 만든 자본이라는 걸요. 이게 마르크스가 자본론에서 얘기했던 명제죠. 최초의 투자는 자본가들이 자기자본을 투자한 거지만 결국 그건 다 노동자들로부터 착취한 이윤으로 대체되고도 남는다는 거죠. 결국 자본은 축적된 이윤이라는 거에요. 사내 유보금 문제의 본질을 드러내는 굉장히 중요한 지적이죠.
소득주도성장론이라는 건 독점자본의 지배구조를 문제삼지 않고 임금 소득의 증대를 통해서 성장을 도모한다는 거잖아요. 임금 소득이 증대하면 내수가 증대하고 그래서 성장한다는 건데 이론 체계가 단순하죠. 그런데 좌파 진영에서는 임금 인상 요구를 해도 이 요구가 여러 요구들과의 연관체계 속에 있는 거예요. 여긴 기본적으로 독점 자본의 지배 관계를 청산하는 문제가 있는 거죠. 그걸 청산하려면 재벌 소유 지분의 사회화라는 높은 수준의 요구로 나아가야 해요.
시민단체나 더민주당 같은데서 주장하는 소득주도 성장론은 그렇게 주장하다가 성과가 조금 있으면 그걸로 되는 거지만 좌파운동을 그렇지가 않아요. 일부 환수한다고 해서, 공공 투자를 확대한다고 해서 거기서 끝나는 문제가 아니에요. 좌파로서는 이런 운동, 요구 조건들을 독점 자본주의가 지배하는 사회를 변혁하는 문제와 어떻게 연결할까 고민하잖아요. 그러니까 좌파들은 생각할 것도 많고 여러가지로 힘들고, 힘을 동원하기도 어렵고 그렇죠.
책의 <좌파를 위한 재테크> 장에 대한 서평?은 아래 글을 참고하세요.
<좌파를 위한 재테크?!> https://bingobank.org/archive/367